1. 개념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인은 법률상 당연히 피상속인에 속하고 있던 재산상의 지위를 승계하게 된다. 그러나 상속인의 개인의사를 무시하고 권리·의무의 승계를 강제할 수는 없을 것이며, 특히 상속재산의 구성이 적극재산보다 채무등 소극재산이 많은 때에는 상속인에게 부담을 주게 되므로 민법은 상속의 승인 또는 포기제도를 두어서 상속인의 의사여하에 따라서 일단 발생한 상속의 효과를 확정시키도록하여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3월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하지 아니한 때에 단순승인으로 본 민법규정은 헌법에 불일치한다는 결정이 내려진바 있다. 즉, 민법 제1026조 제2호의 규정은 상속인이 아무런 귀책사유 없이 상속재산중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여 고려기간 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못한 경우에도 단순승인한 것으로 본 것은 기본권제한의 입법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재산권을 보장한 헌법의 규정에 합치되지 아니하여 헌법재판소에서 헌법 불일치 결정을 내렸다(헌재 98헌바24, 1998. 8. 27).
2. 상속의 승인
상속의 승인이란 피상속인에게 속하였던 재산상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겠다는 것으로서 단순승인과 한정승인이 있다.
(1) 단순승인(민법 제1025조)
① 단순승인의 의의
단순승인이란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무제한·무조건으로 승계하는 상속형태를 말한다. 단순승인은 상속의 효력을 전면적으로 승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속에 의하여 승계한 채무를 전부 변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상속인 자신의 고유재산으로 변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민법은 단순승인을 본래의 형태로 보고 상속인이 한정승인도 상속포기도 하지 아니하고 3개월의 고려기간이 경과하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민법 제1026조)
② 법정단순승인(민법 제1026조)
상속인의 단순승인에 관한 의사의 유무를 묻지 않고 다음과 같은 일정한 행위 또는 부작위를 한 경우에는 그 상속인이 단순승인한 것으로 본다.
㉮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
㉯ 상속인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아니한 때
㉰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
(2) 한정승인(민법 제1028조)
한정승인이란 상속인은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내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으로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피상속인의 채무가 적극재산보다 상당히 많은 경우에 상속인의 의사를 묻지 아니하고 채무의 전부를 승계시키는 것은 상속인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에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며,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는 경우에는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이내에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상속개시지의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민법 제1030조).
이러한 요식행위로서의 신고에 의하지 아니한 한정승인의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다.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의 한도내에서만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의 변제를 하면되고, 자기의 고유재산으로써 변제할 필요는 없다.
3. 상속의 포기
상속의 포기란 상속의 개시로 인하여 불확정하기는 하나 일단 상속인으로서의 효력인 피상속인의 재산에 대한 모든 권리의무의 승계를 부인하고 상속개시 당시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효력을 발생하게 하려는 단독의 의사표시를 말한다.
상속재산으로서 적극재산이 많다면 구태여 상속을 포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나, 적극재산이 많은지 소극재산이 많은지 불분명할 때에는 한정승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취득하는 상속재산이 있다 하더라도 상속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상속재산을 무조건 귀속시키지 않는다는 사법원칙아래 단순한 재산상의 이익이면 그것을 거부할 수 있도록하여 상속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제도이다.
상속을 포기하려는 자는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민법 제1041조). 공동상속인의 경우에도 각 상속인은 단독으로 포기할 수 있다. 상속을 포기한 자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되므로 피상속인의 재산상의 모든 권리의무는 상속을 포기한 자에게 승계되지 아니하며, 그 상속을 포기한 자의 상속분은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로 각 상속인에게 귀속한다.
4. 재산의 분리
상속을 포기하지 않는 한 피상속인의 재산상의 모든 권리의무는 상속인에게 승계되므로 상속인이 본래 가지고 있던 고유재산과 상속재산의 혼합이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상속에 의하여 재산의 혼합이 생긴 경우에 상속재산이 채무초과상태라면 상속인의 고유재산을 믿고 거래한 상속인의 채권자가 불이익을 입게되고, 상속인의 고유재산이 채무초과상태라면 유증받은 자나 피상속인의 채권자가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러한 경우 상속이 개시된 후 피상속인의 채권자나 유증받은 자 또는 상속인의 채권자의 청구에 의하여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받은 상속재산과 상속인의 고유재산을 분리시키는 가정법원의 처분을 재산의 분리라고 한다. 한정승인과 상속포기의 제도는 상속재산이 채무초과인 경우에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제도인데 비하여, 상속인의 고유재산이 채무초과인 경우 피상속인의 채권자나 유증받은 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재산의 분리인 것이다.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 또는 상속인의 채권자는 상속개시된 날로부터 3월 내에 상속재산과 상속인의 고유재산의 분리를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1045조)
(작성일 : 2004년 02월 24일 (14:10), 조회수 : 5275) |
